Monday, May 12, 2008

적대적 M&A 방어 '포이즌필' 도입키로


정부가 검토해온 여러 적대적 M&A(인수·합병) 방어 수단들 가운데 포이즌필(poison pill·독약처방) 제도의 도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주(黃金株·주식 한 주만으로 주요 경영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제도)나 차등 의결권제(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 부여하는 제도) 등은 도입을 하지 않는 쪽으로 정부 내 의견이 모아졌다. 포이즌 필은 외부로부터 적대적 M&A 공격을 받는 기업의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時價)보다 훨씬 싼 값에 주식을 살수 있는 권리(신주·新株 인수권)를 주는 강력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통한다. 포이즌 필이 적용되면 인수자 측은 M&A대상 기업의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사들일 때 엄청난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결국 M&A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검토되고 있는 여러 경영권 방어책 가운데 포이즌필은 정책 효과가 강력하면서도 '1주1의결권 원칙'이라는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면서 "포이즌필을 도입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기획재정부는 그동안 황금주나 차등의결권 제도 뿐 아니라 포이즌 필에 대해서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방어는 국내 M&A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들 제도 가운데 포이즌 필은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인 대주주들에게 경영권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키로 입장을 바꿨다.현재 포이즌필은 미국 23개 주에서 시행중이며 일본도 미국계 헤지펀드인 스틸파트너스의 일본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 사건을 계기로 2005년부터 제도화했다. [전수용기자 jsy@chosun.com]

세계지도자 8명 “바이오연료 억제해야 기근 막는다”

출처: 경향신문

20억명이 식량값 급등으로 매일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 1억명은 식량값 급등으로 하루 벌어 하루를 생활할 수 없는 ‘조용한 기근’에 직면해 있다. 또 매일 2만5000명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식량위기에 처한 지구촌을 구할 수 있는 장·단기 해법을 소개했다.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 지구촌 지도자 8명은 먹거리를 차량 연료로 소비하는 바이오 연료의 사용 자제, 선진국의 농업보조금 정책 재고, 개발도상국의 농업경제를 살리기 위한 농업혁명 등 중·장기 과제와 단기적으로 당면한 식량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 확대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이들이 공통적으로 식량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바이오연료의 사용 증가다. 브라운 총리는 “바이오연료가 식량가격과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바이오연료의 영향에 대한 더 나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은 에탄올용 옥수수에 제공하는 보조금을 중지하고 유럽도 ‘캐롤라’ 같은 바이오연료용 작물에 대한 보조금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요아킴 폰 브라운 국제식량정책연구소 사무총장은 “곡물에 기반한 바이오연료는 세계 식량시장을 왜곡시킨다”면서 “식량과 경쟁하는 바이오연료의 생산은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잡식동물의 딜레마’의 저자인 마이클 폴란은 바이오연료에 대해 더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는 “세계 식량위기는 미국 부시 행정부가 2006년 내린 결정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농경지를 사람이 먹는 데 사용해야지 자동차나 소들을 먹이는 데 사용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옥수수를 에탄올로 만들어 차량연료로 사용키로 하면서 농부들이 콩이나 밀 대신에 보조금을 받는 옥수수 경작을 늘려 결과적으로 곡물값 상승을 유발했다는 지적이다.농업보조금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보조금을 받은 선진국 농산물이 원가 이하로 개도국 시장에 공급되면서 개도국 농업이 황폐화되고 이는 다시 개도국의 식량값 상승을 부르기 때문이다. 자크 디우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왜곡된 무역을 돌아봐야 한다”면서 “(선진국의 농업보조금 등) 이것들은 개도국의 농업성장을 지난 20년간 늦춰왔다”고 지적했다. 졸릭 총재는 “농업 보조금과 사재기, 식량 생산국의 수출금지와 무역장벽의 감소 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장기적 해법으론 개도국을 중심으로 한 ‘농업 르네상스’가 제시됐다. 식량값 급등과 연료값 상승 등으로 농사지을 종자는커녕 비료값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펀드’ 같은 글로벌 기금이 대안이다. 삭스 교수는 “아프리카 같은 세계 최빈국 농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특별기금을 시급히 설립해야 한다”면서 “1960년대 인도의 농업혁명처럼 농가 생산량이 2~3배 늘 수 있는 비료·종자·관개시설 등 인프라에 투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는 “장기적으로 농업혁명을 촉진하고 석유수출국들이 빈곤·농업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김주현기자>

Tuesday, May 6, 2008

anna의 단상-목소리 크면 다 되는 한국

미국 소고기 수입에 관해서 여기저기 시끄럽다. 중고등 학생들이 군중심리로 몰려서 촛불시위를 한다느니 연예인이 미국 소고기에 대해서 의견을 말한다느니 하다못해 한국인은 광우병이 더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가졌다는 입증되지도 않은 말로 미국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고 있다. 학교 게시판에 가도 여기저기서 수입 반대하는 글이 올라오고, 소고기 수입을 찬성하면 나라팔아먹는 매국노라는 소리까지 들을 판이니 과연 지금 한국에 이성과 상식이 존재하나 의문시 된다. 더 나아가 이명박 탄핵한다고 서명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목소리 크면 장땡이라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 한국에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물론, 그들의 논리도 나름대로의 일리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소고기 수입을 하고 안하고는 명분과 실리의 대립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 논리의 축이 되는 근거가 합당한지 그리고 객관성으로 입증된 것인지의 여부이다. 일단 나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FTA는 시대의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며, 농민을 보호하자는 명목 하에 FTA의 비준을 미루기만 한다면 세계화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다. 물론 농민을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 주사를 맞듯 FTA는 농민들에게 있어서 예방 주사인 격이다. 처음에는 조금 아프고 으슬으슬 하겠지만, 여기서 면역력이 생긴 농민들은 시장 경쟁력에서 우위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물론 이런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정부 또한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둘째, FTA를 통해서 얻는 이득 또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이 이번 부시를 만나면서 미국소고기 협상 카드를 쉽게 내준 것 같은 인상을 줬지만, 우리 또한 이번 미국 소고기 협상에서는 잃는 측면도 있겠지만 얻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바보가 아닌 이상 어느 누가 손해 볼 줄 아는 장사를 하겠는가. 지금 시대에는 국가간의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듯이 순전히 자본의 논리로 인해 동맹이 맺어지고 시장이 움직인다고 볼 수 있겠다. 한국도 어떤 부분에서는 손해를 볼 수 있겠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 이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닐까? 손해를 볼 줄 뻔히 알면서 아무 꿍꿍이 없이 간이고 쓸개고 내빼는 국가가 어디있겠는가. 마지막으로 미국산 소고기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안전문제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러한 논리가 과연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하는 것인지 의문시 된다.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가졌다는 입증되지 않은 것을 퍼뜨린다든지 미국사람이 먹는 소와 한국 사람이 먹는 소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든지 여론을 선동하기 좋은 먹잇감으로 대중을 선동시켜서는 안된다. 중고등학생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논리를 펴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러한 이면에 과연 그들이 얼마나 사건을 볼 수 있는 객관적인 눈을 가졌는가 의문시 된다. 단순히 군중심리에 의해서 사춘기 시절의 타오르는 감정에 의해서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된다. 또한 무슨 일만 생기면 마녀 사냥식으로 몰아가 대통령 탄핵이니 뭐니 하는 것도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물론 나 또한 이명박의 정책에 대해서 전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그릇된 것이다. 결국 목소리만 크면 다 되는 한국의 모습이 또 다시 반영된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anna

미국 쇠고기 사태, 사실만을 보며 냉정해야

중앙일보] 미국산 쇠고기 논란이 혼란스럽고 우려되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TV의 과장보도가 ‘광우병 불안’을 부추기더니 도심에선 쇠고기 수입 규탄 촛불집회가 열렸다. 인터넷에선 대통령 모독이 난무하고 대통령 탄핵청구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야권은 반대 정서에 편승해 재협상 요구와 장관 해임 요구 추진 같은 공세를 펴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번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해야 한다고 했으나 쇠고기 사태가 터지자 입장을 바꿨다. 일반 국민이 가지고 있을 의구심을 우리는 이해한다. 노무현 정권은 ‘국민 건강의 문제’라며 여러 조건을 달며 버텼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사실상의 전면 개방을 결정했으므로 사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국민은 궁금할 것이다. 쇠고기 협상 타결을 전후해 정부가 개방의 불가피성과 안전성을 성실히 홍보했다면 파장은 줄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태가 비(非)이성적으로 번지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 모든 일은 정확한 사실에 따라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의 96%를 3억 미국인과 200만 재미동포가 먹고 있다. 한국이 들여오는 쇠고기와 똑같다. 수의학적·병리적 사실을 재차 열거하지 않아도 이것만 보면 ‘광우병 불안’은 근거가 없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세상은 글로벌 교류의 시대다. 바늘귀 같은 작은 불안으로 시장을 닫으면 코끼리 같은 커다란 시장을 놓칠 수 있다. 그것이 나라와 나라가 돌아가는 지금 시대의 룰이다. 국회가 7일 쇠고기 청문회를 연다. 여야가 합의한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국민 앞에 사실을 내놓을 것이다. 잘못된 정보에 홀려 거리로 나섰던 이들은 이제 촛불을 끄고 TV 앞에 앉을 때다. 야당과 일부 언론은 공익적 책임을 망각하지 말라. 정부도 광우병이 발생하면 그 지역의 쇠고기는 수입을 금지하는 등의 보완대책을 검토해야 한다. 이제 모든 사람은 사실만을 직시하는 냉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효순·미선양 사건 때처럼 흔들리면 한국 사회의 차분함은 소보다 못하다.

명분과 실리 사이

[중앙일보 이훈범] 명분과 실리가 맞붙으면 명분의 목소리가 크게 돼 있다. 명분은 거창하고 정의롭다. 실리는 어쩐지 구차하고 좀스럽다. 의견이 둘로 갈렸을 때 명분의 편에 서기가 훨씬 쉬운 이유다. 현실을 따지지 않으니 말하기도 편하다. 그저 옳은 말만 하면 된다.하지만 궁극적으론 실리론이 채택되게 마련이다. 현실 떠난 정책이란 설 자리가 없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명분론자들이 손해 볼 건 없다. 실리 쪽으로 결정됐으니 문제는 합리적으로 해결될 테고, 자신은 잃은 것 없이 강직한 사람이라는 걸 과시했으니 말이다. 이번에도 욕먹고 골치 썩이는 건 실리론자들이다. 극단까지 갔던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스러기를 치우는 건 또 그들 몫이어서다. 명분론자들은 이미 손을 털고 또 다른 명분을 찾아 나선 지 오래다. 여론도 흔히 명분 쪽을 지지하기 쉽다. 역시 그게 정의로워 보이기 때문이다.이런 내용을 얼마 전 한 잡지에 썼었다. 다른 주제로 하던 얘기였는데 마치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예견한 것 같아 옮겨 적는다. 미제 쇠고기 탓에 시끄러운 요즘 우리 말이다. 누구는 그걸 먹으면 당장 광우병에 걸릴 것처럼 말하고 누구는 근거 없는 선동이라 말한다. 전문가들조차 양쪽으로 갈려 상반된 주장을 편다. 그래서 국민들은 혼란스럽고 혼란은 불안을 증폭시킨다.여러 색깔, 여러 겹의 덧칠을 벗겨보면 결국 이런 주장들이다. 하나는 “값싸게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장점에 비해 먹어서 병에 걸릴 확률은 극히 낮다”는 거고 또 하나는 “국민 건강을 담보하는 일에 아무리 작은 가능성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둘 다 맞는 얘기다. 그러니 타협이 쉬울 리 없다. 앞쪽이 실리를 강조했다면 뒤쪽은 명분에 무게를 실었다. 뒤쪽의 목소리가 클 것은 당연한 이치다.국민 건강이라는 명분은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고 그들 손에 촛불을 들도록 이끌었다. 걷지 못하는 소를 전기충격기로 찌르는 자극적 화면이 기름을 부었다. 광우병 쇠고기가 수입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쇠똥처럼 뭉개졌다.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우리 경제에 끼칠 심각성 따위는 씨알도 안 먹혔다. 수입 개방이 궁극적으로 한우농가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주장은 외계어나 다름없었다.사람 모이는 곳에 잡상인 꼬이듯 불순한 의도도 끼어들었다. 수입 개방 비판을 넘어 대통령 탄핵운동 같은 도를 넘는 정치공세로 옮겨 붙었다. 야당들은 이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다. 어제까지 쇠고기 수입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재협상을 외쳤다.실리론의 중심에 있는 정부의 미숙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 정부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얼마 전까지 뼈 있는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다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까지 수입하기로 입장을 바꾼 데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었다. 그리고 충분한 설명과 정보 제공으로 국민의 불안을 풀어줬어야 했다. 그런 노력 없이 미국 사람도 먹는다는 말만 되풀이했으니 가뜩이나 구차해 보이는 실리론이 먹힐 리 만무했다.『법구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평생을 어진 사람과 함께해도 정법(正法)을 모른다. 숟가락이 국 맛을 모르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잠깐만 어진 사람을 가까이해도 정법을 안다. 혀가 국 맛을 아는 것처럼.”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법은 국력 집중이다. 무익한 명분과 실리의 논쟁에서 벗어날 때란 말이다. 앞서 결국엔 실리론이 채택되게 마련이라고 썼다. 이번 역시 그러리라 믿는다. 국제유가와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파고 속에서 경제 활성화란 최우선 과제를 이뤄내려면 다른 수가 없는 까닭이다. 재협상은 현실적이지 않고 특별법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완벽한 검역시스템을 갖추고 원산지 표시를 속여 파는 행위를 근절할 수 있을지 그 방안 마련에 고심할 때다. 소모적인 국론 분열은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나 말이다. 이제 국 맛을 아는 혀가 돼야 할 때다.이훈범 정치부문 차장

연예인들의 무분별한 막말

최근 연예인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거침없는 반대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소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 '독도 가서 너나 처먹어 미친 소'라는 식의 과격한 표현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의견은 모두 해당 연예인들의 개인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에 올라 있는 문장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사례다.일부 유명 연예인들의 발언은 인터넷상에서 그 어떤 전문가의 논리보다도 우선된다. 미니홈피에 게재된 글은 '무한복제'와 '무한펌질'(특정 콘텐츠를 다른 게시판으로 옮기는 행위)을 통해 확대재생산된다. 연예인들의 미니홈피는 더 이상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은 스타들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 사람보다 광우병 걸릴 확률이 훨씬 높다'는 식의 조작된 사실까지 연예인 미니홈피를 통해 인터넷을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권리다. 그렇지만 스타의식으로 충만한 일부 연예인들이 자신의 영향력과 지지세력을 등에 업고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감정적이고 소모적인 논쟁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특히 일부 연예인들이 '이름 알리기' 마케팅으로 이번 쇠고기 사태를 이용한다면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번 쇠고기 사태에 대해 감정적 발언을 한 연예인 중 상당수가 다소 잊혀진 스타들"이라며 "과감한 발언으로 인터넷상에서 '개념 있는 연예인'이라는 칭찬까지 받는 것은 염려할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연예인들의 정치ㆍ사회적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덩달아 이들 스타의 사회적 책임론도 강조돼야 한다. 전문가가 아니니까 사실과 관계없이 '막말해도 된다'는 식의 특권은 곤란하다. '사불급설(駟不及舌)'. 소문은 순식간에 퍼지는 것이니 항상 말을 삼가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일부 연예인들이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사자성어다. [문화부 = 문일호 기자 ttr15@mk.co.kr]

광우병 '오버' 말자

지난달 23일 오후 7시,일본의 후생노동성과 농림수산성이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었다.한 쇠고기 덮밥업체 창고에 보관돼 있던 미국산 쇠고기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인 등뼈가 발견됐다는 발표였다.소식을 접한 순간 '일본도 난리 나겠군'이란 생각이 스쳤다.특정위험물질이 무엇인가.광우병 병원체가 들어 있기 쉬운 소의 뇌나 척수 같은 것 아닌가.그래서 수입이 금지된 부위가 버젓이 수입돼 소비자 입에 들어가기 직전에 발견됐으니 앞으로 사태는 안 봐도 뻔했다.미국산 쇠고기에서 특정위험물질이 아니라 단순 뼈조각이 나왔어도 발칵 뒤집혔던 한국의 모습이 기자 머릿속엔 생생했다.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일본은 조용했다.시민단체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요구도,농민단체 시위도,그 흔한 야당의 성명서 한 줄도 없었다.너무나 의외였다.요즘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난리다.중ㆍ고생들까지 가세한 대규모 촛불시위가 광화문에서 벌어지고,야당은 연일 정부를 공격하며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하라고 소리친다.일부 TV에선 과학적 근거도 희박한 주장으로 광우병 공포를 조성하고,난데없이 연예인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성토한다.인터넷엔 '과자나 오뎅 국물을 먹어도 광우병에 걸린다'는 등의 괴담이 창궐하고 있다.수입식품 안전은 한·일 양국 국민 모두에게 똑같이 민감한 문제인데도 일본 사람들은 왜 조용한 걸까.일본인이 광우병에 유독 강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걸까 아니면 식품안전에 우리보다 무뎌서일까.아니다.일본인도 우리와 비슷한 유전자를 갖고 있고,먹거리 안전에 관한 한 둘째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까탈스런 국민이다.유통기한을 넘긴 식품을 판 회사를 기어코 망하게 만드는 나라가 일본이다.결정적 차이는 일본 국민은 문제 식품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는 게 더 실리적인지 알고 있다는 점이다.올초 중국산 수입 냉동만두에서 농약이 발견됐던 '농약 만두' 사건 때도 그랬다.일본인들은 가두시위 대신 중국산 냉동만두를 조용히 안 사먹었을 뿐이다.관련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몰리자 식품안전 관리를 스스로 강화하고 나선 건 중국 정부였다.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지도,중국 대사관 앞에 가서 항의 한마디 안 했지만 실속은 다 챙겼다.수입 식품 문제엔 상대국이 있다.그 나라와는 해당 식품만이 아니라 여러 복잡한 이해가 얽혀있다는 건 상식이다.넓은 의미에선 외교문제다.외교엔 냉정하고 차분한 대응이 필수다.흥분해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간 오히려 손해보기 십상이다.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잘못됐다면 국회에서 따지면 된다.거기서 바로잡을 게 있다면 바로잡도록 하면 된다.시민들이 촛불 들고 거리로 나가 해결할 일은 아니다.그걸 갖고 출범한 지 100일도 안 된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서명운동까지 벌이는 정치 쇼는 오버도 한참 오버다.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 때 일부 중국인들의 '오버'에 세계 여론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