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펀드 판매의 양강 '은행 VS 증권사' = 일단 과거 데이터를 살펴본다면, 독립판매법인 등이 없는 국내 시장에서 펀드 판매의 양강은 역시 은행과 증권사다. 특히 여신업무만이 주(主)이던 대형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펀드 판매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펀드 시장은 급속하게 커졌다. '은행이 펀드 1년 판게 증권사가 10년 판 것 보다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것이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말까지 국내 은행들이 팔아치운 펀드의 규모는 총 135조원에 이른다. 증권사들의 173조원에 비하면 아직은 상대적으로 적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사이의 성장속도나 판매규모를 보자면 은행이 증권사들을 크게 앞지른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무려 32조원 가량의 펀드를 판매한 반면 증권가 판매 넘버원인 미래에셋증권의 판매 규모는 22조원을 조금 넘는다. 은행권 2위인 신한은행의 24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은행권 빅4의 펀드판매량만 80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적어도 지난 1~2년 만큼은 펀드 판매 시장의 주도권은 은행이 쥐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 투신업을 더 잘아는 증권사. 수익률에서 앞선다! = 좋은 펀드의 기준 가운데 으뜸은 역시 수익률이다. 펀드가 장기투자 상품이고, 투자자가 환매하기 전까지는 손실도 이익도 확정되지 않는 특이한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엄연히 투자상품인 펀드를 논함에 있어 수익률을 도외시 할 수는 없다.
그점에서 보자면 증권사가 은행보다 조금 낫다. 실제로 시중 주요 은행과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펀드 열풍이 불기시작한 지난해 3월 이후 중점적으로 판매한 펀드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증권사가 은행을 조금 앞선다.
증권사 추천펀드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은 '미래에셋드림타켓펀드'의 연간 수익률이 57.72%에 달하고 '미래에셋디스커버리 1호'가 52.02%,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주식펀드'가 48% 인 것에 비해 은행 추천펀드 가운데에는 '한국삼성그룹적립식펀드'가 47.51%의 연간 수익률로 가장 높았다.
최고 수익률 펀드외에도 전반적으로 증권사들의 추천 펀드가 연간 수익률에서 5~10% 가량 높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조정장 양상을 보이고 있는 올해 연초 수익률 흐름을 봐도, 증권사 추천 펀드들이 더 높은 방어력을 뽐내고 있다.
증권사 펀드들이 수익률이 더 좋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증권사들이 투자신탁 업무를 더 잘안다는 데 있다. 은행이 상대적으로 매크로한 경제변수들에 천착하는 반면 증권사들은 펀드의 실제 투자대상이 되는 국내외 각종 자산들의 동향을 더욱 세밀하게 관측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선 창구 직원들의 펀드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이나, 고객에게 맞는 펀드를 찾는 서비스 등이 더 활성화 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증권사가 은행을 앞선다. 한마디로 더 괜찮은 '펀드 하나'를 고르기에는 증권사가 은행보다 낫다는 이야기다.
▶ 은행 … 접근성. 원스톱 금융서비스. 운용사 분산효과 등이 앞선다! = 하지만 지난해 수익률이 좋았다고 증권사의 손을 들어줄 수많은 없다. 종합적인 서비스의 측면에서는 은행도 증권사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편의성서 은행이 증권사를 압도한다. 증권사 객장이 많아졌다고는 해도 아직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진 은행지점수들을 앞서지 못한다.
더구나 증권사들의 경우 자사 계열사 위주의 펀드들로만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반면, 시중 대형은행들의 경우 보통 거의 모든 운용사들의 펀드를 구비하고 있다.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펀드를 상대적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펀드 판매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들은 하지 못하는 카드 외환 여신토탈 서비스 등의 종합 금융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은행에서 펀드를 사는 것이 나은 또 하나의 이유는 '운용사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부 은행들의 경우 자사 계열 운용사의 펀드를 넌지시 투자자들에게 권하기도 하지만, 대다수 은행들은 다양한 운용사의 펀드들을 제시한다.
운용사를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은행의 숫자가 많지 않은데다가 어떤 운용사의 펀드를 팔건 어차피 은행이 챙기는 판매 수수료는 마찬가지 이기 때문이다. 반면 운용사들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증권사들의 경우 자사 계열 특정 운용사의 펀드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고객들이 펀드 4~5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될 경우 한 운용사의 경우가 서너개나 포함되는 사례들이 더러 있다. 운용사가 같으면 펀드의 공격성이나 위험부담율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진다.
PB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고액의 자산가라면 주식, 펀드, 예금, 부동산등 좀더 종합적인 차원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점에서도 은행이 증권사보다 낫다.▶ 제대로 설명해주는 곳에서 사라!= 하지만 펀드 전문가들이 꼽는 좋은 펀드 가입의 기준은 편리성이나 단기 수익률에 있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기간과 투자 목적등에 맞는 위험-수익 구조를 가진 펀드에 투자하느냐다.
그런 점에서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들이미는 펀드에 덥썩 가입하기 보다는, 가장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창구를 통해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이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높은 '판매 보수'가 펀드관련 수수료에 포함되어 있다. 고객의 투자성향과 목표에 맞게 그에 걸맞는 펀드를 추천해주고, 해당 펀드의 성향을 설명해주는 데 대한 반대급부 차원에서 투자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다.
그런만큼 투자자들은 펀드 판매사에게 상세한 투자 상담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아직은 우리 증권사나 은행이나 이 판매보수 만큼 몫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시장이 뜨고있습니다"는 식의 빈약한 설명은 물론,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기본적인 구조 조차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펀드 가입이 종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적어도 고객이 원하는 펀드 가입기간, 중도환매시의 명확한 수수료 및 세금 부과 기준, 투자 자산의 배분과 구조, 해당 투자자산의 연간 기대 수익률과 위험 구조 등에 대한 설명은 듣고 가입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herald media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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