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30, 2008

차이나머니가 몰려온다

[동아일보]“한국 증시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계좌를 개설해야 합니까.” “한국의 화학, 철강 업종이 경쟁력에 비해 싸고 유망하다는데 맞습니까.”한화증권 최영진 상하이사무소장은 최근 중국 기관투자가와 일반 법인, 개인들로부터 이런 종류의 문의를 부쩍 많이 받고 있다. 최 소장은 “중국 증시가 곤두박질친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훨씬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차이나 머니(중국계 자금)’가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해외투자 확대 전략과 중국, 홍콩 증시 침체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한국 증시로 유입되는 중국계 자금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美 대체 투자처 필요성도 한몫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차이나 머니의 국내 증시 투자액(주식+채권)은 지난해 말 1471억 원에서 이달 11일 현재 4708억 원으로 3개월여 만에 3237억 원(220.1%) 급증했다. 특히 코스피시장 투자액은 같은 기간 22억 원에서 3334억 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중국인들이 한국 자본시장 공략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을 막으려고 ‘달러 퍼내기’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로 중국 정부의 외환정책은 달러가 들어오는 것은 막고, 최대한 해외로 빼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국부펀드인 중국외환투자공사(CIC)와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를 통해 미국 등지에 대한 해외투자를 확대해왔다.QDII는 해외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중국의 기관투자가(증권사 은행 등)로 중국 당국은 QDII의 해외투자 한도액을 지난해 83억 달러에서 올해 3월 477억 달러로 늘렸다. 개인의 해외투자가 사실상 금지돼 있는 상황에서 기관들의 투자를 우선적으로 활성화한 것. 중국 증시의 불안도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인 원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0월 최고치인 5,903.26에서 이달 25일 현재 3,557.75로 39.7% 하락하는 등 몇 개월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기관투자가들은 미국에 대한 투자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하자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의 사모(私募)펀드 블랙스톤에 30억 달러를 투자한 CIC는 주당 31달러에 샀던 주식이 25일 현재 주당 19.20달러로 38.1%(약 11억 달러) 하락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한국 증시 영향, 기대 반 우려 반차이나 머니의 한국 증시 투자액(4708억 원)이 외국인 전체 투자액(337조1751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로 아직 미미한 수준. 하지만 국제금융센터는 2∼3년 안에 차이나 머니의 한국 증시 투자액이 현재의 12.7배인 60억 달러(약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차이나 머니와 오일 머니(중동계 자금) 등 신흥자본이 유입되면 국내 증시가 활성화되고, 영국 미국 중심의 외국인투자가도 다변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하지만 금융감독원 도보은 금융산업시장팀장은 “전통적으로 중국계 자금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치고 빠지기’를 잘해 변동성이 높은 자금으로 알려져 있다”며 “국내 투자비중을 급속히 끌어올렸다가 특정 변수가 생겨 자금을 한꺼번에 빼간다면 증시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