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침체 양상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악화되고 있다. 또 원유·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치솟아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등 세계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도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고유가 여파로 이미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물가가 뛰고 있다. 게다가 수출과 투자마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대에서 4%대로 낮추기 시작했다. ◆뚜렷해지는 미국경제 침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여파로 작년 4분기부터 흔들리던 미국 경제가 '일시적 둔화'가 아닌 '깊은 침체'에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가 최근 발표한 2월 제조업 경기지수는 전달의 50.7에서 48.3으로 하락,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던 2003년 4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ISM 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세계 금융회사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손실이 지금까지 드러난 것보다 3배나 많은 최소 6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경제가 금융위기 악화는 물론 주택가격 하락으로 중산층 소비가 얼어붙어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미국의 투자가 워런 버핏(Buffett)은 3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경제의 침체는 달러 가치의 급락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 달러가치는 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1 유로당 1.5275달러를 기록, 1999년 유로 등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국제 투자자들이 달러를 팔고 대신 안전자산인 석유 투자에 몰리면서 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유) 가격은 장중 사상 최고가격인 배럴당 103.95달러까지 치솟았다. 게다가 금과 옥수수, 쌀, 콩, 구리 등 상품 가격이 잇따라 뛰면서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 악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미국의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이날 "유가와 곡물 등 상승하는 물가가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의 경제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 지표도 나빠져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달에 비해 9.6% 줄어들었다.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기업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MB효과'마저 미국발 한파에 주춤하는 양상이다. 향후 경기흐름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도 1월에 0.4% 떨어져 2006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비 증가율은 1월에 2.5% 증가했지만 신차(新車) 출시와 설 성수기 효과 덕분이어서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수출 전선엔 이미 비상등이 켜졌다. 경상수지는 올해 1월 원유 등 수입품 가격 급등으로 26억 달러를 내며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월 무역수지도 8억 달러 정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대미(對美) 수출이 작년 2월에 비해 20% 가까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자동차 수출은 작년 2월에 비해 39~51% 급감했다. 이처럼 투자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경제예측기관들이 올해 우리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조정하고 있다. 지난 2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에서 4.7%로 낮췄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는 4.6%에서 4.3%, 영국계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4.9%에서 4.1%, UBS는 4.1%에서 3.6%로 각각 낮춰 잡았다.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상무는 "미국 경기침체 여파가 한국경제의 수출부진, 물가상승, 구매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올해 우리 경제는 (유가, 환율 등) 대외 환경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8.03.05 01:00
이에 따라 미국경제가 금융위기 악화는 물론 주택가격 하락으로 중산층 소비가 얼어붙어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미국의 투자가 워런 버핏(Buffett)은 3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경제의 침체는 달러 가치의 급락을 초래하고 있다. 미국 달러가치는 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1 유로당 1.5275달러를 기록, 1999년 유로 등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국제 투자자들이 달러를 팔고 대신 안전자산인 석유 투자에 몰리면서 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유) 가격은 장중 사상 최고가격인 배럴당 103.95달러까지 치솟았다. 게다가 금과 옥수수, 쌀, 콩, 구리 등 상품 가격이 잇따라 뛰면서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 악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미국의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이날 "유가와 곡물 등 상승하는 물가가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의 경제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 지표도 나빠져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달에 비해 9.6% 줄어들었다.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기업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MB효과'마저 미국발 한파에 주춤하는 양상이다. 향후 경기흐름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도 1월에 0.4% 떨어져 2006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비 증가율은 1월에 2.5% 증가했지만 신차(新車) 출시와 설 성수기 효과 덕분이어서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수출 전선엔 이미 비상등이 켜졌다. 경상수지는 올해 1월 원유 등 수입품 가격 급등으로 26억 달러를 내며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월 무역수지도 8억 달러 정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대미(對美) 수출이 작년 2월에 비해 20% 가까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자동차 수출은 작년 2월에 비해 39~51% 급감했다. 이처럼 투자와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경제예측기관들이 올해 우리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조정하고 있다. 지난 2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에서 4.7%로 낮췄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는 4.6%에서 4.3%, 영국계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4.9%에서 4.1%, UBS는 4.1%에서 3.6%로 각각 낮춰 잡았다.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상무는 "미국 경기침체 여파가 한국경제의 수출부진, 물가상승, 구매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올해 우리 경제는 (유가, 환율 등) 대외 환경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8.03.0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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