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18, 2008

황사막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쿠부치(庫布齊) 사막지대에 가 있었다. 지난달 31일 대한항공 과장급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단 70여 명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막내딸인 조현민(24) 대한항공 광고선전부 과장도 봉사단 일원으로 함께했다. 조 회장 일행은 이날 사막버드나무·백양나무·소나무 등 황폐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수종을 심었다. 이곳에 대규모 숲을 만들기 위한 첫 삽이었다. 이름 하여 ‘대한항공 녹색 생태원’.쿠부치 사막은 사막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봄철 한반도로 날아드는 황사의 40%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래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방풍림 조성이 시급한 곳으로 꼽혀 왔다. 대한항공은 2011년까지 쿠부치 사막에 축구장 800여 개 면적에 해당하는 600만㎡ 규모의 삼림을 조성할 계획이다. 5년간 약 18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녹화사업이다. 나무를 심고 관리하는 비용 6억원은 대한항공이 부담한다.이 사업은 한국과 중국의 민간단체가 쿠부치 사막의 동쪽 끝에 조성하는 6587만㎡의 ‘한·중 우호 녹색 장성 사업’의 일환이다. 숲이 조성되면 네이멍구 지역의 기후가 좋아지고 황사를 초래하는 정도가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그룹은 사막화 방지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다. 2004년부터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교외에 ‘대한항공 숲’을 만들고 있다. 대한항공이 시민단체와 함께 나무 심기 활동을 벌여 5만㎡의 방풍림을 조성했다. 1만여 그루의 포플러 나무가 제법 숲을 이루었다. 첫 해 조 회장이 직접 신입사원들과 함께 이곳에서 나무를 심은 뒤 대한항공 신입사원들은 입사 이듬해에 이곳으로 해외연수를 온다. 5박6일간 머물며 나무를 심고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한다.대한항공의 해외 환경 보전 활동은 조 회장의 의지가 많이 반영됐다. 그는 평소 “환경은 미래의 최대 화두다. 환경 훼손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환경 보전 노력을 기울이자”고 독려해 왔다. 특히 사막화로 발생되는 황사는 범지구적으로 대응할 환경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는 “항공 산업의 속성상 불가피하게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며 “글로벌 종합 물류 그룹을 지향하는 우리가 국제사회의 환경 보전 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대한항공은 일찍이 1993년 환경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95년 기업 환경보고서 발행을 시작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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